요즘 방영되고 있는 TV 드라마 중 ‘황진이’가 있다. 이 드라마를 보면 황진이의 머리 위에 얹은 으리으리한 머리채가 인상적이다. 당시 유행하던 가발로, 일명 ‘가체’라 한다. 꽃다운 얼굴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이 가체는 실상 두피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연기자들 사이에서 실제로 ‘가체’로 인한 두피질환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않다고 한다.

피부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유행을 누리고 있는 모자 패션과 오색 찬란한 염색,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파마와 헤어제품 등의 남용은 ‘가체’ 못지않게 모발·두피건강을 해친다. 즉 주로 머리의 모양에만 초점을 맞춘 이러한 헤어패션은 20~30대 탈모의 원인이 될 만큼 두피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겨울철에는 건조해지고 면역력이 약해진 두피에 각질이 쌓이면서 비듬균, 박테리아 등이 쉽게 번식하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초이스피부과(www.skinchois.co.kr) 최광호 원장은 “올겨울에는 특히 모자 패션이 크게 유행하고 있어 두피 건강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모직이나 털이 많이 빠지는 겨울용 모자는 두피에 압박을 가하거나 털의 먼지가 두피 모공을 막는 등 탈모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장시간 착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겨울철 모자는 되도록 통풍이 잘되는 느슨한 니트 모자를 착용하고 실내에서는 수시로 벗어 두피 내에 땀이 차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고무줄로 강하게 잡아당겨 묶은 포니테일(머리를 뒤로 올려 묶음) 머리나 촘촘히 땋은 레게머리도 물리적인 힘이 작용해 두피를 잡아당기게 되므로 두피 건강에는 그리 좋지 않다. 두피가 당기는 느낌이 들 정도의 머리 모양은 피하는 한편 머리에 꽉 조이는 헤어밴드도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화학제품의 과량 사용은 머리카락은 물론 두피와 모낭이 파괴돼 탈모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헤어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왁스나 무스, 스프레이나 젤 등 헤어제품을 매일 사용하는 것도 두피의 모공을 화학성분으로 오염시키는 요인이다. 두피에 닿지 않도록 모발에만 바르고 나중에 깨끗하게 씻어줘야 한다.

리틀도쿄(www.littletokyohena.com) 김장렬 대표(컬러·헤어아티스트)는 “화학염료나 약품으로 파마나 염색을 하면 모발손상, 두피염증, 알레르기 등을 유발시킬 수 있다”면서 “천연 친환경제품을 사용하면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하고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머리까지 얼얼해질 정도의 차가운 겨울바람은 두피의 혈액순환을 저해한다. 이때는 적당한 자극으로 두피의 혈액순환을 돕는 마사지가 도움이 된다.

특히 건성 두피는 라벤더나 민트 오일을 헤어 에센스에 1~2방울을 섞어 두피에 바른 뒤 손가락 끝에 힘을 주어 꾹꾹 눌러주면 영양을 공급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데 효과적이다. 지성 두피에는 녹차를 우려낸 물을 두피에 적신 뒤 마사지를 하면, 피지성분의 산화를 방지해 건강한 두피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정전기가 나지 않도록 가벼운 브러싱(빗질)으로 노폐물을 제거하는 것도 좋다. 거칠지 않은 나무 재질의 끝이 둥근 빗으로 가볍게 브러싱해주면 두피의 노폐물을 제거하면서 혈액순환을 돕는다. 그러나 지나치면 정전기를 발생시켜 모발과 두피에 먼지를 붙게 하고 두피의 각질을 자극하므로 100회 이내가 적당하다.

〈박효순기자 anytoc@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