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조 인기 아이들 그룹 슈퍼주니어가 새로운 ‘유닛’(조직)을 출격시켰다. 이특, 희철, 강인, 신동, 은혁, 성민 등 6명의 멤버로 구성된 트로트 그룹 ‘슈퍼주니어-t’다. 이미 인터넷은 이들의 새 노래로 한바탕 북새통이 일고 있다. 신나는 리듬과 세미 트로트풍의 멜로디를 지닌 특이한 노래 ‘로꾸거’(‘거꾸로’를 뒤집어 놓은 표현)는 인기 검색어 상위권 순위를 차지했다. 최고 인기 아이들 그룹이 트로트를 시도한다는 ‘역발상’으로 즐거워하고 있는 ‘슈퍼주니어-t’를 만났다.

▲사연?=“처음에 이런 제안을 받았을 때 모두 ‘어?’라는 반응을 보였죠. 하지만 점점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니 이제는 이번 6인조 팀에 참가하지 못한 멤버들이 너무 아쉬워하고 있는 분위기예요. 이러다가 슈퍼주니어가 없어지고 13명의 멤버들이 모두 ‘슈퍼주니어-t’로 거듭나는 게 아닌지 몰라요. ”

트로트그룹으로 변신하는 계기는 지난해 11월 M.net-KM 뮤직비디오 페스티벌 무대에서 비롯됐다. 현재 6명의 멤버와 또 다른 멤버 동해 등 총 7명은 당시 스페셜 이벤트를 보여준다는 생각에서 선배가수인 추가열의 ‘나같은 건 없는건가요’를 불렀다. 무시 못할 반응이 나왔다. 급기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이사가 트로트 유닛을 결성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억울한 게 있어요. 일부 팬들은 우리가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한다고 여기는 분이 계시더군요. 우리가 싫었으면 트로트 유닛은 나올 수가 없었을 것이에요. 멤버 동해가 빠진 것은 다른 프로젝트가 있어서지 도망가버린 게 아니에요.”

▲트로트 그룹!=‘슈퍼주니어-t’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엄청난 기대감을 걸고 있다.

멤버 신동은 “슈퍼주니어라는 팀이 이번 유닛을 통해 전체 연령대에 걸쳐 유명한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음악계층간의 단절 문제 때문에 현재 노래방에서 엄마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부를 만한 노래가 없지 않나. 트로트가 그 대안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멤버 강인은 음반 출시에 앞서 이미 자신의 친할머니와 어머니, 동생들에게 ‘로꾸거’를 몰래 들려줬다. 할머니와 어머니 동생이 모두 쉽게 따라 부르며 누구 곡이냐고 묻더란다.

이들이 23일 발표한 싱글 음반에는 ‘로꾸거’를 비롯해 서울시스터즈의 히트곡 ‘첫차’, 추가열의 노래 ‘나같은건 없는건가요’가 수록됐다. ‘첫차’에는 서울시스터즈 출신의 방실이가 기꺼이 피처링 가수로 참여했다.

타이틀곡 ‘로꾸거’는 장윤정의 ‘어머나’를 썼던 윤명선 작곡가 겸 음반제작자의 곡. 가사에는 ‘소주만병만주소’ ‘다이심전심이다’ ‘다시합창합시다’ ‘시집간집시’ 등 거꾸로 말해도 똑같이 되는 특이한 단어들이 들어가 있다.

▲컨셉트!=멤버들은 현재 이른바 ‘반짝이 옷’에 ‘2:8 가르마’를 표방할 것인가를 두고 한참 고민을 하고 있다. 선뜻 ‘2:8 가르마’ 컨셉트로 가기에는 왠지 꽃미남을 추구해왔던 아이들 스타로서 용기(?)가 나지 않는다 했다.

“뮤직비디오에서는 반짝이 옷을 입었어요. 무대까지 그렇게 갈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트로트 느낌이 나는 의상과 액세서리는 입어야겠죠.”

새롭게, 신나게 준비된 이번 유닛의 파괴력은 앞으로 국내 가요계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태국, 필리핀 등에서도 유효하다.

“‘로꾸거’로 국내 가요계는 물론 아시아 전역의 차트 정상에 서보고 싶어요. 힙합 등 흑인 문화와 록 등 백인문화가 지배하는 곳에 우리 한국적인 문화가 크게 자리잡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가요무대’에도 서보고 싶고요. 하하.”

〈글 강수진·사진 김기남기자〉